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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칼럼

제목	책에서 배우는 경영 - 걷기의 철학 [크리스토프 라무르]
작성	홍재화 / 필맥스 대표 (drimtru@dmitri.com)
요즘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생태도로’, ‘맨발걷기용 도로’들이 개발되고 있고, 워킹화가 만들어져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그리고 ‘도보여행’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한두사람이 걷기를 좋아한다면 개인의 취향의 문제라고 볼 수있지만 요즘처럼 온 사회가 ‘걷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그 것은 하나의 새로운 ‘현상’으로 파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현상을 ‘보다 더 높이, 보다 더 빨리, 보다 더 멀리’라는 올림픽 구호처럼 세파에 밀려 빨리빨리 살아야 하는 삶에 저항하는 ‘느림의 철학’이 구현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왜 사람들이 이제는 걷고자 하는 지?’에 대한 이유를 알고자 하고, 이를 알리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걷기와 철학’의 관계를 설명한 책이라서 읽어보았다. 일단 내가 알고자 하는 바를 몇 가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걸을 때 우리는 더 이상 사물의 모습을 그저 스쳐지나가지 않고 바라보게 되며, 그러다보면 사물에 대해 숙고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도 한다. 숙고하는 행위는 고대 철학에서 가장 고귀한 직업으로 인정받았지만, 오늘 날에는 평가절하되고 잊혀졌다. 가치있다고 널리 알려진 것은 취득, 소유. 독차지따위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도 사물에 대해 숙고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시선의 대상을 점유하지 않고 다만 감상할 수있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능력은 점점 드물어 진다. 걷기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숙고와 존중을 불러일으키는 이 우아한 기술을 배울 수있다. 자연과 이런 관계를 맺을 때, 아름다움과 평온함에 대한 동경은 깊은 만족을 얻는다.’ ‘걷기는 사유를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활발하게 한다. 걸음은 여행의 공간뿐만 아니라 명상의 공간까지도 열어젖힌다. 아름다움, 침묵, 그리고 느림에 다다른 정신은 숨을 고르고, 자신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기본 요소들과 다시 조우한다. 느리고 긴, 좋은 산행은 곧잘 도시의 삶속에서 소음, 추함, 광란으로 파괴된 조화를 정신과 몸이 되찾게끔 해준다.’ 이 두 구절은 확실히 ‘걷기의 철학’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어디 멋있는 곳을 걸어야 할 조바심을 주지도 않고, 어떻게 걸어야 더 건강하게 되고, 어떤 신을 신어야 바른 자세가 나온다는 방법론이 아닌 ‘왜 걸어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이다. 사실 어떤 사회적 현상이란 그 밑바탕에 분명한 철학이 깔려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 철학의 한 끝자락을 잡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